토지 80% 확보로 충분하다…'지주택 알박기' 드디어 막는다
정부가 지역주택조합 사업 승인 기준을 토지 95%에서 80%로 완화하고 알박기를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서울 5만 가구를 포함한 30만 가구 주택 공급이 예상된다.
악명 높던 '지주택'이 드디어 변한다
무주택자들의 희망이자 악몽이었던 지역주택조합(지주택) 사업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20일 발표한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근본적인 문제에 메스를 들이댔기 때문이다.
기준을 95%에서 80%로 낮춘 배경
정부는 사업계획승인을 받기 위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기존 95%에서 80%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 결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현재의 문제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지역주택조합에선 토지를 5%만 소유해도 사업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어 과도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서울에 설립된 지역주택조합 114곳 중 사업계획승인 및 착공 단지는 16곳(14%)에 불과하고, 착공한 사업장은 11곳이다.
이는 지주택이 '원수에게나 권한다'는 오명을 얻게 된 배경이다.
'알박기' 막는 다층 방안
필자는 이번 정책의 진정한 가치가 단순히 기준을 낮춘 데만 있지 않다고 본다. 정부는 '셀프 알박기'도 봉쇄한다. 그동안 지주택사업에서는 대행·시행사들이 지주택사업 정보를 미리 입수한 후 해당 사업장의 토지를 매입한 뒤 사업에 반대하며 보상금으로 막대한 땅값을 뜯어내는 일이 종종 발생했고, 정부는 이의 방지를 위해 업무대행사 및 공동시행자와 그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토지는 사업인가 후 매도청구가 가능하도록 특례를 마련했다.
또한 일정 기준을 충족한 업체만 조합 업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하고 부실 업체는 퇴출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조합원 보호 장치도 강화
사업지에 거주(1년 이상)하는 원주민은 보유 주택 크기와 상관없이 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 재정착을 유도한다. 이는 토지 소유자와 조합원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조사 결과 장기간 조합 임원의 연락이 두절되거나 실적보고 제출 의무 등을 연속 위반하는 등 부실조합으로 분류된 지역주택조합은 지자체가 조합 인가를 취소할 근거도 마련한다.
얼마나 많은 가구가 공급될까
업계에서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정상화되면 서울에서 아파트 5만 가구를 포함해 전국에서 30만 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현재 주택 공급 체계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물량이다.
남겨진 과제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토지 확보율이 낮거나 업무대행사와 조합원 간 갈등으로 장기 표류하는 사업지는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사업이 더딜 수 있고,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토지 확보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곳 등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책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결국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의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 권익을 보호하는 데 제도 개선의 초점을 맞췄다는 국토부의 약속이 얼마나 성실하게 이행되는지가 진정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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