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가 만들고 시니어가 먹는 따뜻한 식당 '인생 100반'의 비결
영등포구의 작은 식당 '인생 100반'은 60세 이상 노인들이 직접 운영하면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저렴한 끼니를 제공하는 '노노케어' 정책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고령사회의 새로운 해법을 보여주는 성공 사례입니다.
시니어가 만들고 시니어가 먹는 따뜻한 식당 '인생 100반'의 비결
일하고 싶은 어르신, 끼니 걱정하는 어르신을 한 자리에서
어르신들이 먹고 싶은 밥이 있는데, 어르신들이 그 밥을 만들어준다면 어떨까요? 영등포구는 노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 '인생 100반'을 개업했는데,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직원 모두 60살 이상 노인입니다. 이건 단순한 식당이 아닙니다. 고령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참신한 방식이거든요.
15평 정도 되는 작은 한식당 내부는 깔끔하고 깨끗합니다. 메뉴는 비빔밥, 제육정식, 된장찌개, 만둣국 등입니다.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건 '누가 만드는가'하는 점이거든요.
일주일에 2~3회, 함께 만드는 일자리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6명이 한 조가 되어 일주일에 돌아가며 2~3회 정도 근무합니다. 운영 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입니다. 이렇게 운영하면서 일을 원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의미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혼자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따뜻한 끼니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노노케어'라는 새로운 돌봄 철학
인생 100반은 서울시 민간형 '노노케어정책'에 힘입어 만들어졌습니다. 노노케어, 즉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의미죠. 단순히 들으면 기존과 다를 바 없을 수 있지만, 실은 큰 변화를 담고 있습니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만든 음식을 노인이 먹으며, 서울시는 '쪽방촌' 노인의 식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민간 식당을 동행식당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루 8천원짜리 식권을 제공해서 취약한 어르신들도 걱정 없이 밥을 드실 수 있어요.
"일하는 날이 기다려져요"
현장에서 만난 두 분의 이야기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할 일이 있어 살아 있다는 게 느껴져요"와 "이 나이에 하루종일 일할 수는 없지만 갈 곳이 있어 살아가는 데 활력소가 돼요"라고 두 사람 모두 식당 일이 만족스럽다고 했습니다. 단순한 급여가 아니라, '내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주는 심리적 만족감이 있다는 거죠.
더 감동적인 건 "아침에 따뜻한 밥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쓴 편지를 받고 보니 보람을 느낀다는 이야기예요. 일하면서 얻는 경제적 소득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인식이 얼마나 큰 자산인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지역 어르신들이 원하는 확산
"인생 100반이 각 동에 하나씩 있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나오고 있어요. 그만큼 이 모델이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해법이라는 뜻입니다. 혼자 계신 어르신들, 일할 곳을 찾는 어르신들, 모두의 필요가 한 곳에서 만나는 거죠.
고령화는 막을 수 없지만, 우리가 그것에 대응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어요. '인생 100반'처럼 어르신들을 문제가 아닌 자산으로 보고, 지역 현역으로 활용하는 모델이 바로 그 답일 수 있습니다. 작은 식당에서 시작된 이 변화가 언젠가는 우리 동네 곳곳에 퍼져나갈 그 날을 기대해봅니다.
기자명: 최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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