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8 min read

서울시 '차기 시금고' 5월 중 선정…50조원 규모 4년 계약 경쟁 본격화

신한은행의 시금고 계약이 올해 말 만료되면서 서울시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관리할 새로운 시금고 은행을 5월 중 선정한다고 3일 밝혔다. 50조원 규모의 서울시 자금 관리권을 놓고 은행들 간 경쟁이 본격화된다.

박진희기자
공유

서울시, 50조 규모 '차기 시금고' 선정 경쟁 시작…5월 최종 결정

서울의 재정을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은행을 결정하는 과정이 본격화된다. 서울시는 현 시금고 약정기간이 올해 말 만료됨에 따라 향후 4년간 서울시 자금을 관리할 차기 시금고를 공개 경쟁을 통해 다음 달 중 선정한다고 3일 밝혔다.

50조원 규모의 재정 관리 권한 '금고'란

'시금고'는 단순한 은행이 아니다. 1금고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2금고는 기금을 맡으며, 두 금고는 각종 세입금 수납, 세출금 지급, 예금 종별 자금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서울 시민의 세금과 시의 모든 자금이 이곳을 거쳐 간다는 뜻이다.

차기 시금고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서울시 자금을 관리한다. 규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서울시 본청의 연간 세입 규모는 약 52조원으로 국내 최대 금고이며, 25개 구청의 연간 세입은 약 28조78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일정과 평가 기준의 변화

서울시는 이날 시보와 시 누리집에 '시금고 지정계획'을 공고하고 오는 9일 제안서 설명회를 연다. 제안서는 다음 달 4일~6일 접수한 뒤 같은 달 중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금고별 최고 득점 기관을 1금고와 2금고로 지정할 계획이다.

평가 기준도 새롭게 정해졌다. 수시입출금식 예금 적용 금리 배점은 기존 6점에서 8점으로 높였고, 금리와 지역사회 기여 실적 항목에서는 순위 간 점수 차를 줄이던 규정을 삭제해 평가 비중을 높였다.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평가하려는 의지가 반영되었다.

열강들의 경쟁,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운명

필자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번 경쟁의 의미다. 신한은행은 앞서 2018년 서울시금고 입찰에서 104년간 독점해온 우리은행의 일반 및 특별회계예산 관리를 맡는 1금고(당시 44조2000억원 규모) 운영권을 가져왔으며, 2022년엔 1금고는 물론 3조5000억원 규모의 2금고(기금)까지 맡았다.

그동안 신한은행이 서울시 금고의 절대 강자였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될까. 2026년 상반기 중 2027~2030년 약 4년간 서울의 시금고를 맡아 운영할 금고지기 선정 절차에 돌입하게 되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내년 서울시 시금고 입찰에 대비해 대응 조직을 구성하고 입찰 준비에 나섰다.

왜 은행들은 시금고 경쟁에 목을 맨가

겉보기에는 서울시 자금을 관리하는 일일 뿐이지만, 은행들에게 시금고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매년 수십조에 달하는 세입·세출을 관리하며 예치금을 운용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예치금은 사실상 조달 비용이 제로(0)에 가까워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관리도 용이하며, 공무원과 가족, 산하기관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지자체와 관련한 다른 사업 입찰에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

더 큰 것은 상징성이다. 최대 지자체 금고를 관리한다는 상징성이 크며, 서울시가 믿고 거래한다는 측면에서 은행 신뢰도를 공인받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한국 최고의 도시, 서울의 재정 담당자가 되는 것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수치로 환산할 수 없다.

서울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

이 선택이 시민들의 일상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금고지정 심의위원회는 금융·재정, 전산·보안, 회계 등 각 분야의 민간 전문가를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하며, 평가항목은 행정안전부 예규와 조례에 따라 융기관의 신용도 및 재무 구조 안정성, 시에 대한 대출·예금 금리, 시민 이용 편의성, 금고 업무 관리 능력, 지역사회 기여 실적 등이다.

결국 어느 은행이 선택되든 서울시의 자금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높은 금리 조건을 제시하며, 서울 시민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최종 평가 기준에 시민 이용 편의성이 명확히 포함된 이유일 것이다.

서울시는 세수 확보부터 공공 서비스 제공까지, 모든 재정 활동이 시금고를 통해 흐른다. 시는 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금고별 금융기관을 선정한 뒤 6월 중 약정을 체결하고, 하반기에는 수납 시스템 구축 등 차기 시금고 운영 준비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때론 금융 거래는 복잡하고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누가 서울시의 금고를 관리하느냐는 질문은 결국 서울의 재정 건강도와 시민 편의가 어디에 맡겨질 것인가 하는 질문과 같다. 그래서 이번 공개 경쟁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자명: 박진희

loading...

loading...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