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이엔드 아파트 청약 119대 1…일반 브랜드의 3.8배
올해 1~9월 서울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평균 119.5대 1로 일반 브랜드 31.8대 1의 3.8배에 달했다. 고급 마감재와 특화 설계, 입주민 커뮤니티 등 상품 차별화가 청약 선호의 핵심 요인이다.
빈틈없이 짜인 하이엔드 아파트의 승승장구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은 지금 '하이엔드' 전성시대를 맞았다. 올해 1~9월 서울에서 공급된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공급 815세대 모집에 9만7367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했으며, 평균 경쟁률은 119.5대 1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비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의 평균 경쟁률 31.8대 1의 약 3.8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개별 단지를 보면 경쟁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더욱 뚜렷해진다.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분양한 '아크로 드 서초'는 30세대 모집에 3만2973명이 신청해 평균 109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공급된 서초구 잠원동 '오티에르 반포'도 평균 710.2대 1을 나타냈고, 용산구 이촌동의 '이촌 르엘' 역시 평균 135대 1로 청약을 마쳤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브랜드'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주거 선택 기준 자체가 변화했다는 뜻이다.
'브랜드'에서 '생활의 질'로 무게중심이 옮겨지다
이 같은 흐름은 주거 공간을 선택하는 기준이 브랜드 인지도에서 실제 상품 구성과 생활 편의성으로 확대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실내 마감재와 공간 설계뿐 아니라 조경, 휴식·운동시설, 입주민 전용 서비스 등 일상생활의 질과 연결되는 요소가 차별화 지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각 하이엔드 단지들은 생활 편의성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이촌 르엘'은 한강 조망이 가능한 스카이라운지를 비롯해 실내수영장과 프라이빗 시네마,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이닝 카페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주거 공간 내부의 마감 수준뿐 아니라 여가와 휴식, 식사 등 일상생활과 연계된 시설을 강화한 것이다.
보통 아파트를 고를 때 '몇 살까지 이웃 누가 살까'보다는 '매일 가는 수영장이 좋은가', '스트레스 받을 때 쉴 공간이 있는가' 같은 생각이 더 선명하다. 하이엔드 아파트가 주목받는 것은 이런 현실적 욕구를 채운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 아닐까.
한계도 분명히 보인다
다만 모든 일에는 명과 암이 있다.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만큼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청약 경쟁이 치열해질 뿐 아니라 가격 부담까지 감수해야 하는 이중의 문턱이 생길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꿈의 아파트 청약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더욱 높아진 문턱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분양시장의 양극화, 앞으로 더 심해질까
필자는 앞으로 분양시장의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본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입지와 사업성이 검증된 일부 사업지에만 적용되는 만큼 공급 자체가 제한적이고, 고급 마감재와 차별화된 설계 등이 더해지면서 자산 가치 측면에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마주할 미래 분양시장은 '똘똘한 한 채'와 '흔한 여러 채' 중 선택하는 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청약자 입장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더 나은 주거 환경과 자산 가치를 동시에 원한다면, 이제는 일반 브랜드보다는 입지와 상품성 모두를 갖춘 하이엔드 단지에 더 주목해야 할 시기인지도 모른다.
다만 분양가 상승에 따른 실수요자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시장의 균형이 맞춰지길 바란다.
기자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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