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파격 지원으로 산후조리원 비용 반값 실현한다
서울시가 민관협력으로 2주 250만원 '안심 산후조리원' 운영에 나선다. 평균 비용의 절반 수준으로 부담 줄이며 취약계층 우선 지원한다.
서울시, 파격 지원으로 산후조리원 비용 반값 실현한다
서울시가 2026년 민간산후조리원 5개소를 공모해 상반기 중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시범 가동한다. 이는 연일 치솟는 산후조리원 비용에 허리가 휘어가는 서울 시민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490만원 → 250만원, '반값 혁명' 시작된다
보건복지부에서 공개한 산후조리원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서울지역 산후조리원 일반실(2주 기준) 평균 가격은 490만원에 달했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이미 서민들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금액이다. 한 달 월급을 훌쩍 뛰어넘는 비용을 2주 만에 써야 한다니, 출산 자체가 사치가 돼버린 것이 아닌가.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2주 이용 기준 390만 원 표준요금을 적용하며 산모는 250만 원, 시는 140만 원을 부담한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민간 산후조리원 2주 평균 이용 요금이 491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평균 비용의 절반만 부담하면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런 정책이야말로 우리가 기다려왔던 진짜 '실용 행정'이라고 본다. 공공 산후조리원 신규 건립에는 100억원 이상 투입되고 운영까지 최소 3~4년이 걸리는 반면, 민간과의 협력은 훨씬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이다.
취약계층부터, 모든 산모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산모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나 취약계층, 다자녀 산모에게는 우선 입소권이 제공된다. 다자녀 가구·한부모 가정 등의 경우 50%, 저소득층은 100% 비용을 감면받을 수 있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서울시의 세심함을 느낀다. '모든 산모'라는 표현 속에서 계층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면서도, 정작 더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우선시하는 균형감이 돋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4년 가족과 출산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한 전체 산모의 85.1%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했지만 가구 소득 60% 미만 산모는 38.6%만 조리원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격차가 말해주는 현실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선 '품질 혁신'
"공공성과 민간의 전문성을 결합한 합리적 상생 모델"
서울시는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을 통해 산모 회복뿐 아니라 가정으로 이어질 신생아 돌봄 역량을 높여주는 표준화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산후조리원 입소 전 출산준비 교육(2회 이상)부터 입소 후 모자동실 운영, 모유 수유 지원을 기본으로 유방·전신 관리, 산후운동 등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신생아 목욕·수유·수면·안전교육 등 교육과 보건소 모자보건사업과 연계한 건강관리 서비스도 지원한다.
안전 관리도 빠뜨리지 않았다. 시가 제시하는 감염 및 안전관리 기준에 맞춰 기존 시설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곳 당 최대 5,000만 원의 시설개선비도 지원한다. 시설개선비는 신생아실 환기시설 강화·집중관리실 운영, 대소변 처리 격리시설 설치, 장애인 산모실 1실 설치 등에 사용하게 되며 이와 별개로 감염관리 세부 프로토콜을 마련해 감염병 등으로부터 산모와 신생아가 안심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한다.
저출산 시대,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저출산 여파로 산후조리원 숫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급화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산후조리원 가격이 물가상승률이나 임금 인상률보다 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이용 비율은 85.5%로 2018년 75.1%, 2021년 81.2% 등 조사 때마다 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시장만 맡겨두기엔 너무나 중요한 영역이다. 출산과 육아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의 '미래'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진보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한다.
시범 운영 결과 분석·보완을 거쳐 2027년부터 서울 전역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니, 이제 정말 실행력이 관건이다. 좋은 정책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서울 시민들, 특히 예비 부모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숙제도 남겼다. 저출산이 서울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보여준 이 '상생 모델'이 전국의 지자체에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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