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과 대출 규제의 이중고, 수도권 청약 경쟁률도 급락
지난 8월 수도권 청약 경쟁률이 통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분양가 급등과 강화된 대출 규제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력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분양가는 올라도, 경쟁률은 내리막…수도권 청약 시장의 역설
수도권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당첨돼도 돈이 없어서 못 사는 아파트들이 증가하는 이상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는 5년 최저, 서울도 연속 하락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12개월 이동평균 기준)은 5.34대 1로 전월(5.87대 1)보다 0.53포인트 하락했다. 더 눈에 띄는 건 지역별 동향이다.
경기는 2.58대 1에서 2.36대 1로 떨어져 통계를 집계한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도 마찬가지로 부진했다. 서울은 112.00대 1에서 91.27대 1로 20.73포인트 하락하며 석 달 연속 낮아졌다. 인천도 4.23대 1에서 4.14대 1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침체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를 시사한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은 5개월 연속 낮아져, 지난 2023년 6월(4.90대 1) 이후 3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첨돼도 못 산다' 악순환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대출 규제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형 단지들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하는 '미달'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인천 '시티오씨엘 9단지 오션파크뷰'(1'949가구)는 0.44대 1에 그쳤고, 경기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천'(1158가구)도 미달했으며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1,859가구)는 1.68대 1을 기록했다.
당첨이 곧 내 집 마련을 의미하던 시대는 끝났다. 높아진 분양가를 감당할 자금력이 없으면 당첨증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 이전에 다룬 기사에서 보듯, 이 현상은 이미 13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미분양 급증, 악순환의 악순환
수요 부진은 미분양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 물량은 다시 증가했고,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217호로 전월(6만7464호)보다 753호 증가하며 32개월 연속 6만호를 웃돌았다.
업계는 이런 악순환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관리 강화와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부담까지 커지면서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수요층이 얇아졌고, 이러한 영향은 서울 이외 지역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양가상한제 단지의 저가점 당첨 전략처럼 제한된 수요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청약자들이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 상황이다. 당첨되는 것과 살 수 있는 것은 이제 별개의 문제가 되었다.
기자명: 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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