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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호르무즈 '돈 버는 사업'으로 본 이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2주 휴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공동 징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석유 20%가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가 '요금소'가 될 판이다.

이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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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가 '돈 버는 사업'이 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웃고 넘어갈 수 없는 발언을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미국과 이란이 공동으로 징수하는 '합작사업'을 검토 중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 협상을 타결한 지 불과 24시간 만에 나온 발언입니다. 트럼프는 8일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공동 사업' 형태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습니다. "해협 보안을 위한 방법이며,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보호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죠.

갑자기 '요금소' 사업가가 된 대통령

사흘 전만 해도 트럼프는 전혀 다른 톤을 유지했습니다. "이란이 통행료를 받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통행료를 받으면 어떻겠는가? 우리가 받겠다. 왜 안 되겠는가? 우리가 이겼다"고 답변했거든요.

하지만 휴전 협상이 마무리되자 태도가 180도 바뀌었습니다. 이란이 이미 2주간 휴전 기간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징수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는 신속하게 "우리도 참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날린 셈입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정체 해소를 도울 것. 긍정적인 조치가 많을 것이고 큰 수익이 만들어질 것. 이란은 재건을 시작할 수 있다. 미국은 온갖 물자를 준비하고 모든 것이 잘 진행되도록 '여유 부릴'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세계 석유의 20% 지나는 길목에 요금소

호르무즈 해협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해야 이 발언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3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급소입니다. 페르시아만의 산유국들이 뽑아낸 석유와 천연가스가 세계로 나가는 가장 중요한 바닷길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대략 세계 석유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만약 여기에 통행료가 본격화되면 글로벌 석유 가격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통행료가 얼마나 될까?

지금까지 공식 발표는 없지만, 언론 보도를 보면 가늠할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선박 1척당 약 200만 달러(약 27억원)의 통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협상안에 포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더 큰 그림을 보면 이란 파스님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로 이란이 연간 1000억 달러 웃도는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수익은 이란의 국가 재건 사업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호르무즈에 갇힌 미국의 전략적 실패

흥미로운 점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의 '무료 개방'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사실입니다. 초반에는 "석유와 다른 모든 물자가 자유롭게 통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거든요.

그런데 2주 휴전이 되자마자 입장이 뒤바뀌었습니다. 현실은 우라늄 농축,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 등 근본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호르무즈 늪'에 빠뜨린 이란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 자산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협상 테이블에 불확실성 추가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오는 10일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대면 협상에 나서며, 미측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고도의 외교적 해법 없이는 타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2015년 핵 합의도 수년에 걸친 협상 끝에 도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 2주 만에 지속 가능한 합의를 끌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평가합니다.

트럼프의 '호르무즈 벤처' 발언은 결국 자신의 약해진 협상력을 드러낸 셈입니다. 세계 석유의 20%가 흐르는 해협을 제어할 수 없자, 그 대신 이익 나눔에 참여하겠다는 것이거든요.

거대한 전략의 실패가 작은 사업 제안으로 포장된 순간입니다.


글쓴이: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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