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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 '트럼프 해협'으로 바꾼다? 실수인가 본심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트럼프 해협'으로 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류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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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 '트럼프 해협'으로 바꾼다? 실수인가 본심인가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또다른 화제가 터졌습니다.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 해협의 명칭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인데요. 처음엔 말실수로 보였지만, 점점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농담'에서 시작된 진짜 구상?

사건의 발단은 28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이 사실상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한 뒤 이곳 명칭을 '미국의 해협' 또는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 해협'으로 개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는 보도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복선'을 깔아놨거든요. 지난 27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주최 행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들은 트럼프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어 "끔찍한 실수였다"고 했지만, "언론은 이를 단순한 말실수로 보도할 것이다. 실수란 없다"고 강조했다면서 의도적인 발언임을 시사했습니다. 농담인 척했지만 실제로는 진짜 계획이 있다는 뜻이겠죠?

전례가 있어서 더 현실적인 이야기

그런데 단순히 허풍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변경했다. 워싱턴 DC의 문화예술 공연장 '케네디센터'의 명칭도 '트럼프-케네디센터'로 바꿨다는 실제 사례가 있거든요.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도 심상치 않습니다. "우리는 그 해협을 되찾을 것"이라며 "우리가 그것을 지켜내고, 관리하고, 통제하고, 자유항행을 보장하게 된다면 그곳을 왜 계속 그렇게(호르무즈라고) 불러야 하냐고 그(트럼프 대통령)는 믿고 있다"고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물론 백악관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개명 추진을 묻는 뉴욕포스트에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하지만, 이미 물밑에서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왜 이렇게 중요한가?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이 뭐길래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걸까요? 이 해협은 말 그대로 세계 경제의 '숨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 ~ 30%가 통과하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급소로, 페르시아만 주변 지역의 중동의 핵심 산유국들이 뽑아낸 석유와 천연가스가 전 세계로 나가는 사실상 가장 중요한 뱃길이다고 평가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게는 더욱 절실한 곳이에요.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30%,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은 호르무즈 해협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거든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하지만 실제로 해협 이름을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국제 수역으로, 이름을 바꾸려면 국제해사기구(IMO)와 유엔 등 국제기구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게다가 이란은 물론 오만, 중국 등 관련국들이 응할 리 없다는 것이 현실이죠. 트럼프의 측근들 사이에서도 "지치고 촌스럽다(tiresome and tacky)"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오는 가을 중간선거를 앞두고 "그의 유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고 데일리비스트는 전했다고 합니다.

협상 카드인가, 진짜 의도인가?

결국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은 실제 정책 추진보다는 "미국이 해협을 장악하면 이름도 우리 것"이라는 협상 압박 메시지이자 트럼프 특유의 퍼포먼스에 가깝다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전 행보를 보면 단순한 협상용 발언으로만 치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꾼 것처럼, 실제로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거든요.

국제사회 반응은?

현재까지 국제사회의 공식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이란을 비롯한 관련국들이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현재 이란과 전쟁 상황에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욱 민감한 사안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협상 전략인지, 아니면 실제 추진할 계획인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계 경제의 핵심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번 논란이 국제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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