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악수, 머스크는 '세제곱 회전'…9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 현장 스케치
5월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양국 협력 의지를 강조하며 만났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아들을 대동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기술과 경제가 외교의 중심이 된 역사적인 회담의 현장을 담았습니다.
9년 만의 '황제의 길'…트럼프, 시진핑 옆에서 와인을 마시다
역사가 만든 장면이 있습니다. 2026년 5월 14일 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양자 회담을 갖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양 정상은 두 시간 넘는 회담을 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훌륭했다는 소감을 남겼습니다.
이 만남은 단순한 악수가 아니었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맞이했고, 양 정상은 지난해 10월 말 한국 부산에서 만난 지 6개월 만에 손을 맞잡았습니다. 각국 미디어는 이를 '대등한 미중관계'를 보여주는 제스처라 분석했거든요.
"파트너, 나아가 친구가 되어야 한다"
회담장 분위기는 생각보다 훈훈했습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적수'가 아닌 협력 대상, 즉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환대에 사의를 나타내며 "미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양 정상의 립 서비스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을지는 별개겠지만, 공개 석상에서의 톤은 확실히 긍정적이었죠.
시 주석은 만찬 건배사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함께 갈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슬로건까지 인용한 겁니다.
그런데 이 훈훈한 분위기 뒤에는 날카로운 신경전이 숨어 있었습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거론하며 "잘못 처리될 경우 양국이 충돌하거나 매우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대만 독립과 해협 평화는 양립할 수 없다"며 대만 문제를 "미중 관계 최우선 사안"으로 못박았습니다. 역시 외교는 예의와 본심의 싸움이군요.
"흙 한 줌도 먹은 가마니" 머스크의 대활약
この정상회담의 '진짜 주인공'은 누구였을까요? 아마도 머스크일 겁니다.
먼저 의전적으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베이징에 착륙한 직후 머스크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주요 각료들보다 먼저 전용기에서 내려 중국 측 환영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현직 국방장관이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수행한 일은 무려 50년 만이라는데, 그조차 CEO들에게 밀린 순서입니다.
더 화제가 된 건 현장의 머스크 행동입니다.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며 환영 행사를 거행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몸을 360도 회전하며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글로벌 정세 혼란 속 세계 두 대국의 수장이 반년 만에 처음 만나는 자리이자 의장대 사열 등 엄숙한 분위기가 지배적인 행사장에서 머스크 CEO의 호기심 가득해 보이는 모습이 눈에 띈 것입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해당 영상에 이모티콘을 이용해 직접 답변을 달기도 했으며, 네티즌들은 "머스크 CEO가 국빈 방문에서 관광객이 된 것 같다"는 등의 유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6살 아들, 호랑이 가방을 메고 세계 정치무대에
하지만 머스크의 '진짜' 화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인민대회당에 자신의 어린 아들을 대동해 시선을 집중시키기도 했습니다.
6세로 알려진 그의 아들 엑스는 중국풍 상의에 호랑이 얼굴 모양의 중국 전통 가방을 들고 등장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순식간에 화제가 됐습니다. 머스크 CEO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함께 한 국빈 만찬장에서 레이쥔 샤오미 CEO 등과 셀카를 찍는 모습, 팀 쿡 애플 CEO와 대화하는 모습 등이 잇달아 공개되며 화제를 이어갔습니다.
와인 한 모금으로 보여준 '존경의 표현'
한편 트럼프 대통령도 흥미로운 제스처를 남겼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만찬장에서 건배를 한 뒤 와인을 한 모금을 입에 대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으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시 주석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기술 외교의 새로운 시대도 눈에 띕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길에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경제 사절단이 동행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젠슨 황(엔비디아), 팀 쿡(애플), 켈리 오트버그(보잉), 래리 핑크(블랙록), 스티븐 슈워츠먼(블랙스톤) 등 미국 재계를 대표하 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왜 CEO들이 이렇게 중요해졌을까?
이번 정상외교의 핵심 의제가 무역을 넘어 인공지능·반도체·공급망으로 확장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즉, 이번 회담은 단순한 정치외교가 아니라 기술과 경제가 국운을 좌우하는 시대가 얼마나 깊이 진전됐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5월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은 무역·안보·이란 전쟁이라는 전통적 외교 의제와 함께 AI 반도체·희토류·AI 거버넌스라는 기술 의제가 사실상 협상의 중심축을 형성한 역사적 회담이며,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미중 관계 복원의 신호탄이 아니라 기술이 외교의 언어가 되고 CEO가 외교관을 대신하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는 사건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실질적 성과는 어떨까요? 머스크 CEO는 기자단에게 "훌륭하다"고 외치면서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으며, 이에 기자단이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묻자 머스크 CEO는 "많은 좋은 일이 있었다(Many good things)"고 웃어보였습니다.
관련 기사로 이전에 다룬 호르무즈 해협 관련 트럼프의 공격적 입장에 비해, 이번 미중 회담은 타협의 신호를 보이는 중입니다. 여러 현안이 얽혀 있지만, 경제와 기술의 상호 이익을 놓고 벌어지는 고도의 외교 게임이 바로 지금의 국제 정치입니다.
오늘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대통령과 주석뿐 아니라, 전기차 업계의 왕인 머스크와 AI 칩 거물 젠슨 황이 글로벌 경제의 판을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미중 관계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제 '기술 없는 외교는 없다'는 현실입니다. 머스크의 360도 회전과 6살 아들의 호랑이 가방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류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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