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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3부작의 진짜 의미는? 한반도는 여전히 뒷전이다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비핵화·중국의 역할·동맹 조율이 앞으로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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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베이징 악수, 그런데 한반도는?

지난 5월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정원 방문을 마치고 떠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었다. 9년 만에 실현된 이 악수 장면은 분명 상징적이었다. 오전 10시 15분쯤 시작된 회담은 두 시간을 넘겨 오후 12시 반쯤 끝났고, 이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이뤄진 만남보다 30분쯤 더 길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대비가 생겨났습니다. 긴 회담 시간과 달리, 한반도 문제는 어떻게 취급받았을까요?

회담장 안팎의 엇갈린 메시지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 내용을 소개하며 "두 정상은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위기, 그리고 한반도 문제 등 주요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공식 입장만 놓고 보면 한반도가 중요한 의제처럼 들리죠. 그러나 실상은 달랐습니다. 백악관 발표문에는 아예 언급도 되지 않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5일 귀국 전용기에서 북한 관련 논의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정부 입장에서 이번 회담의 결과는 예상 밖이었을 겁니다. 당초 정부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양측의 협력 확인과 이를 통한 남북 관계 돌파구 마련을 기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개인적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왜 한반도는 뒷전이 되었나?

미국-이란 전쟁 종결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 미·중 간 무역, 대만 문제 등 긴급한 의제가 한반도 문제 논의를 압도했다. 간단히 말해, 더 급한 불이 났다는 뜻입니다.

흥미로운 건 이게 단순한 의제 순서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과거 미·중이 협력 공간을 찾을 때 한반도 문제는 양측이 공통적 이해관계를 가진 사안으로 거론되곤 했지만,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되면서 북한은 협력의 소재가 아닌 전략적 활용 대상으로 변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미중 관계가 협력의 장에서 경쟁의 장으로 변한 거죠.

전문가들이 본 세 가지 숙제

미국 싱크탱크와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 이후 한반도 관련 세 가지 난제가 남아있다고 지적합니다.

1. 대북 관여와 비핵화의 줄타기

북한 문제에서 회담 이후 남는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대북 관여 재개 가능성과 비핵화 원칙 사이의 균형이고, 전문가들은 미북 대화 재개 자체는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비핵화 목표가 흐려질 경우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2. 중국의 역할, 기대와 현실의 격차

미중관계 안정이 대북 압박이나 제재 이행 강화로 직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이는 북한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흥미로운 건 중국의 움직임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중국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고 평가되며, 2025년 9월 베이징 전승절 행사 초청과 2026년 4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평양 방문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3. 동맹국으로서 한국의 딜레마

전문가들은 특히 대북 관여와 비핵화 원칙의 균형, 중국에 기대할 수 있는 현실적 역할, 타이완 문제와 동맹 신뢰, 미중 기술경쟁 속 공급망 전략 등이 회담 이후에도 계속 맞물릴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의 과제는?

전직 미 당국자들과 워싱턴의 아시아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미중 간 긴장 관리에 일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북한 문제와 한반도 안보, 한국의 경제안보 부담을 자동으로 줄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결국, 한국과 일본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 결과가 경제 현안 관리에 머무는지, 아니면 역내 안보 변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더 장기적인 관심사로 남는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는 '언급되었다'는 사실로만 의미를 찾아야 할 판입니다. 특히 미·중 정상이 만났을 때 빠짐없이 언급됐던 '한반도 비핵화'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은 정부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전부를 말해주죠.

우리가 답답한 이유는 여기입니다. 미중이 협력할 만한 공동의 이익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거든요.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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