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배후설은 애초에 배제했다…허진호 감독이 역사 왜곡 논란에 직접 나선 까닭
영화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이 MBC '피디수첩'에 출연해 박정희 전 대통령 배후설을 기획 단계부터 배제했다고 밝히며 역사 왜곡 논란에 직접 대응했다.
침묵을 깬 감독의 첫 공식 입장
27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해석 논란과 허 감독의 입장이 공개됐다. 영화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배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있다는 설정은 애당초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봉 약 한 달 만에 나선 감독의 직접 입장은 그간의 침묵을 깨뜨린 것이었다. 허진호 감독은 "'박정희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알고 묵인 또는 자기가 기획을 했다' 이런 설정 자체가 잘 안 맞았던 게 '내가 대통령이라면 그런 일을 시킬 수 있을까? 자기 아내를?' 그거는 상상하기조차 싫었었다"며 "그래서 일단 그 부분을 배제하고 시작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왜 이런 논란이 생겼을까?
이 대목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허 감독은 개봉 전 2만 명이 넘는 관객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고, 기자 시사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며 "왜 이렇게 됐는지 나도 궁금하다"며 답답해했다. 이는 논란이 개봉 직후에 급속도로 정치화된 과정을 암시한다.
감독은 영화의 제작 근거를 명확히 했다. "다큐멘터리에서 실제 사건 당시 경호관이나 감식계장, 심지어 문세광을 들여보내게 했던 경호계장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실제로 했었다"고 덧붙이며 2005년 제기된 의혹들을 토대로 영화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극화와 역사 해석의 경계선
허 감독은 "1974년도 수사 발표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2005년도에 밝혀진 새로운 사실들도 있었던 것 같다"며 "어떻게 보면 주요 언론들, 역사학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을 가지고 저는 영화를 만들었고, 질문을 극화시킨 것"이라고 했다.
이 입장은 영화는 반드시 사실만 다뤄야 한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감독은 역사적 의문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표현한 것이며, 확정된 결론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셈이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27일 기준 '암살자(들)'은 누적 관객수 338만9455명을 동원하며 흥행했지만 영화를 둘러싼 논란은 개봉 직후부터 이어졌다. 흥행 성공과 논란의 확대라는 역설적 상황 속에서, 이번 감독의 발언은 한국 사회가 근현대사를 다루는 영화에 어떤 잣대를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영화 개봉 이후 배우의 신변 위협까지 번진 논란을 고려할 때, 예술적 표현과 역사적 책임 사이에서 어느 지점까지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읽고 나서 통찰 훈련소에서 질문에 답해보세요
loading...
통찰 훈련소
0/7 완료기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