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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택권 vs 약국 이익, '다이소 건기식 사건' 공정위 심의 시작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약사회의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유통 방해 혐의에 대한 심의를 이달 말 예정하고 있다. 3000~5000원대 저가 건기식 판매 중단 배경에 약사회의 부당한 압박이 있었는지를 판단할 핵심 순간이 다가온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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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살 권리,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2월의 초저가 건강기능식품 선풍에서 4월이 된 지금, 법의 심판 순간이 다가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대한약사회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제재 여부를 심의 중이라는 뉴스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이는 '싸게 살 자유'와 '업역 보호'라는 정면 충돌의 결론을 내리는 중대한 결정의 시작이다.

필자는 이 사건을 보며 든 생각이 있다. 누군가는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려 하고, 누군가는 적은 돈으로 건강을 챙기고 싶어 한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법 앞에서 어느 쪽이 우선인가는 명확하다.

2월의 '충격', 그리고 닷새의 급전환

지난 2월, 다이소는 전국 200여 개 매장에서 대한약사회가 아닌 제약사들의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양약품, 대웅제약, 종근당건당 등은 한 달 분 기준 3000~5000원대로 기존 약국 판매 가격보다 훨씬 저렴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약국에서 2만~3만 원대에 팔리던 제품이 5분의 1 가격에 나타났다. 일부 매장은 진열하자마자 품절되는 '매진템'이 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불과 닷새. 일양약품이 지난 2월 다이소를 통해 자사 건기식을 판매할 계획을 철회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있었던 일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압박인가, 정당한 주장인가

대한약사회는 2월 28일 성명을 통해 "유명 제약사가 수십 년간 건강기능식품을 약국에 유통하면서 쌓아온 신뢰를 악용하여 약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활용품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처럼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강력히 규탄한다"며 신속히 시정할 것을 촉구했다.

약사회의 논리도 살펴볼 가치가 있다. 약사들이 주장하는 바는, 다이소 제품과 약국 제품이 다르다는 것이다. 성분, 함량, 제조 기준이 상이하다는 설명도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제약사 제품이 왜 다른 가격인가'라는 의문이 먼저 생긴다.

여기서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다. 일부 약사는 해당 제약사에 대해 불매운동까지 언급하며 반발했다. 비즈니스 재편의 무기로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려 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자연스럽게 든다.

공정위가 본 것, 그것이 핵심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사업자단체인 대한약사회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제약사가 다이소에 건기식 판매를 거부하도록 강요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제약사들이 다이소와의 거래를 거절하도록 하는 대한약사회의 강요가 있었던 걸로 의심하고 지난 3월 대한약사회 등에 현장 조사를 벌인 바 있다.

공정거래법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거나 부당하게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사업자단체인 대한약사회가 개별 약사들에게 다이소 납품 제약사들을 상대로 불매운동 등을 지시했을 경우, 구성사업자의 사업 내용이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이달 말 심의, 무엇이 결정될까

공정위가 대한약사회에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는 것은 조사가 끝났다는 의미다. 이제 남은 것은 전원회의를 통한 최종 판단이다. 제재가 이루어진다면, 과징금이나 경고 같은 행정 제재가 예상된다.

필자는 이 판단이 단순한 법적 결론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약국의 역할이 무엇인지, 약사의 전문성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약국이 저가 경쟁의 장에서 이길 수 없다면, 전문성과 신뢰로 승부하는 길로 가야 하지 않을까. 소비자의 '싸게 사고 싶은 욕구'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왜 약사와 상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약국의 미래가 아닐까 싶다.

이달 말 공정위의 심의 결과는 단순히 약사회를 제재하는 선택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소비자 권리와 직업 보호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그 결과를 주목한다.

기자명: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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