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발 아래 누군가는 벌벌 떨고 있다…지반침하를 사회재난으로 선포한 정부의 결단
정부가 지반침하를 공식적으로 사회재난 유형에 포함시키고 범정부 대응 매뉴얼을 마련했다. 국토교통부가 재난관리 주관기관이 되어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예측 불가한 두려움, 이제는 국가가 책임진다
우리가 밟고 서 있는 땅이 갑자기 내려앉는다면? 그 공포는 가늠하기 어렵다. 최근 몇 년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싱크홀, 지반침하 사고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안함을 심어주었다. 도로 위를 걷는 순간,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는 순간, 누군가에겐 그 땅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정부가 이제 이 문제에 진지하게 마주선다. 다양한 원인으로 넓은 면적이나 일정 구간에서 서서히 가라앉는 땅꺼짐 현상인 '지반침하'를 사회재난 유형에 포함시켜 재난관리 역량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법적 근거 마련, 그리고 국토교통부의 책임
행정안전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고 지난해 9월 발표했다.
지반침하로 인한 대규모 피해를 국토교통부가 재난관리주관이 되는 사회재난으로 신설해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이제 더 이상 지반침하는 단순한 도로 포트홀이 아니다.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공식적인 재난이 된 것이다.
준비하고, 예방하고, 대응한다
이에 따라 소관 시설물 점검, 교육·훈련을 포함한 관계기관의 재난관리 의무가 강화되고,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복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정부의 준비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정부가 내년부터 지반침하 탐지를 위한 'AI 기반 위험관리 시스템'과 고위험 환경에 대응하는 '화재 배터리 자동 분리 시스템' 등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며, 2026년부터 3년 간 국비 96억 원, 지방비 24억 원 등 총 120억 원을 지원한다.
특히 경기도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도는 탐측 우선순위 결정 지원과 지반침하 위험 및 취약인자 도출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 위험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며, 이를 통해 지반 탐사 범위를 최적화해 도로 유지보수 효율을 높이고, 취약지역과 도심 간 안전관리 격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 보호도 더욱 두텁게
서울시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는 지반침하로 인한 사망 또는 후유장해 발생 시 최대 2천 500만 원을 지급하며, 해당 사고가 '사회재난'으로 인정될 경우, 지반침하 보장과 사회재난 보장을 중복해서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 유가족의 경제적 지원을 두텁게 했다.
변화하는 재난환경에 대한 응답
김광용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번 개정안은 변화하는 재난환경에 따라 지반침하와 인파사고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제도 기반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지반침하가 사회재난으로 공식 인정되는 것은 단순한 정책 변화가 아니다. 그 아래 있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국가가 함께 짊어진다는 약속이다. 우리가 밟고 서 있는 땅이 견고하다고 느끼게 되는 날까지, 정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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