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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땅에서 태극기를 올린 재일교포 허미미, 할머니의 약속을 지키다

독립운동가 허석의 5대손이자 재일교포 허미미가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켰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가 자신의 조국을 위해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렸다.

한한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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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땅에서 조국의 태극기를 올린 일

10월 1일,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 유도 여자 57㎏급 결승에서 허미미가 몽골의 테르비시 아리운자야를 유효승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순간, 수많은 기자들의 카메라가 한 가지를 놓치지 않았다. 자신이 태어난 일본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며 애국가를 듣는 허미미의 모습이었다.

겨우 24세의 여성 선수였지만, 그가 매트 위에서 이뤄낸 승리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허미미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이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유언에서 시작된 여정

이야기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허미미는 일본 국적으로 유도 선수 생활을 시작했지만, 2021년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유언을 계기로 한국 국적을 택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출신인 그는 '한국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한국 국적을 선택한 것이었다.

2023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선택했으며 독립운동가 허석의 5대손인 사실이 알려진 것은 파리올림픽 무렵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2년 뒤, 그 약속이 현실이 된 것이다.

파리의 아쉬움, 나고야에서 꽃피다

이번 금메달은 2년 전 파리올림픽의 아쉬움을 씻어낸 결과였다. 당시 허미미는 결승에서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와 골든스코어 접전을 벌이다 지도 3개를 받아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허미미의 여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어깨 부상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경기 후 기자들에게 "수술 후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며 "어제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친구들에게 연락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고백했으며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눈물로 애국가를 대신하다

시상대에 올랐고 노력 끝에 외운 애국가 1절을 정작 시상대에서 부르지 못했다. 태극기를 보니 울컥해서 속으로 따라 불렀다는 허미미는 "다 외웠지만 막상 시상대에 서서 태극기를 보고 애국가를 들으니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눈물이 나오려 했다. 그래서 눈물을 참느라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눈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는 없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한 여성이 자신의 조국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밀어붙여 이 순간에 도달했는지를 그것은 모두 말해주었다.

허미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금메달을 갖고 할머니 영전을 찾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를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 선수의 승리가 얼마나 큰 무게를 가질 수 있는지, 나고야의 매트 위에서 그것이 증명되었다.


이전에 다룬 한국 배드민턴 세계 1위 안세영의 역사적 2연패도 주목할 만하며, 한국 야구팀의 5연패 달성으로 나고야 아시안게임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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