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400%, 당뇨약 642% 급등…이란의 경제 위기, '버티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란의 극심한 물가 상승으로 국민들의 생활이 피폐해지고 있다. 식용유와 당뇨약 가격이 몇 배로 치솟으면서 기본적인 생활도 어려워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식용유부터 의약품까지, 이란의 가격표가 현실을 벗어나다
식용유 가격이 전쟁 전 대비 177% 올랐고, 당뇨약 인슐린은 642% 급등했다. 숫자로만 봐서는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이것은 이란의 일반 가정이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는 수준의 경제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의미다.
이란의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7월 기준 87.9%에 달했으며, 식품 인플레이션은 128.1%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국민 생활의 기초를 무너뜨리는 수준의 경제 위기다. 필자는 이를 "버티기"라고만 표현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 버티기는 임시방편이지만, 이란의 상황은 이미 구조적인 붕괴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의 붕괴, 물가의 악순환
이란의 약세 통화인 리알이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면서 식품부터 의약품까지 모든 물건의 가격을 올리고 있다. 리알이 2025년 한 해 동안 달러 대비 가치의 거의 절반을 잃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이전에 보도했던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와 맞물려, 이란 경제가 내부와 외부의 이중 압박 속에 있음을 보여준다.
가난한 이들의 식탁이 사라진다
이미 고기는 오래전에 사라졌고, 이제는 우유, 유제품, 과일, 심지어 싼 단백질원까지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있다. 필자가 더 걱정스러운 부분은 이것이 극빈층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임대료를 낸 후 남은 돈으로는 더 이상 무엇을 사지 못할지 결정하는 것이 중산층 가정의 월간 과제가 되었다.
이란의 인플레이션은 2월 2026년 기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경제 비상사태임을 의미한다.
정책 실패의 누적
미국의 경제제재로 석유와 무기 수출이 봉쇄되고, 지속된 군사 충돌로 재정 적자를 메울 수 없게 되자 이란 정부는 화폐를 남발하고 기준금리를 물가상승률 이하로 유지하는 등 근시안적 정책만 펼쳤다. 결국 임시방편의 누적이 국가 경제 전체를 파괴하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버티고 있다"는 표현은 마치 상황이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수준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식용유가 넉 배, 당뇨약이 여섯 배 넘게 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은 더 이상 "버티기"가 아니라 "생존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일 수 있다. 국제 사회와 이란 정부 모두 이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박진희 기자
읽고 나서 통찰 훈련소에서 질문에 답해보세요
loading...
통찰 훈련소
0/7 완료기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