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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 나프타 수출 금지, 소탐대실 우려…정교한 운영의 필요성 강조

중동 전쟁 장기화로 정부가 나프타 수출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김용범 정책실장이 수출 통제의 역효과를 경고하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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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 정교한 판단이 필요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나프타 도입 지연이 직접적 원인이 되어, 한국은 국내 나프타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그 중 중동산 비중이 77%에 달해 중동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구조가 되었다. 마치 거대한 공장의 심장부에 혈액 공급이 끊어진 상황이었다.

그때였다. 정부가 27일 자정을 기해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 안정을 위한 규정'을 관보에 고시하고 즉시 시행에 들어가며,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나프타의 수출이 전면 금지되고 이미 체결된 수출 계약 물량도 예외 없이 국내 수요처로 전환 공급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소탐대실을 경계하는 목소리

김용범 실장이 이날 페이스북에 "정부는 나프타 수출 통제를 선택했다. 국내 생산 기반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의 진짜 우려는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었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라면서 "수출 통제는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제 문제를 만들어낸다"고 그가 지적한 것이다. 역사를 사랑하는 그의 시선에는 과거 무역 분쟁들의 교훈이 스며들어 있었다.

"나프타를 지키려다 리튬과 에너지라는 더 큰 흐름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소탐대실"

김용범 실장의 이 한 마디는 현재 상황의 핵심을 꿰뚫고 있었다. 당장의 위기를 막기 위해 더 큰 미래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였다.

공급망의 복잡한 연결고리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 생산의 출발점으로, 플라스틱·섬유·고무·포장재는 물론 반도체·자동차 산업까지 연쇄적으로 연결된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하나의 실이 끊어지면 전체 직물이 흔들리는 것처럼, 나프타 문제는 산업 전반으로 파급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황이 깊어질수록 다른 석유 화학 품목으로 통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질 것"이라는 김 실장의 예측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박동일 산업통상부 산업정책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나프타는 수출이 금지됐는데, 석화 제품도 굉장히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적 신뢰와 보복의 우려

김용범 실장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국제적 신뢰 관계의 훼손이었다. "(수출을) 닫아거는 순간 충격은 밖으로 퍼지지 않고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며 "위기 때의 수출 통제는 오래 기억된다. 사태가 끝난 뒤에도 그 기억은 거래 관계의 방향을 바꾸고 때론 보복과 대체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서를 즐기는 그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과거 역사가 반복적으로 증명해온 교훈이었다. 단기적 이익을 위해 장기적 관계를 희생한 국가들이 결국 더 큰 대가를 치렀던 사례들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절제된 전략의 필요성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통제가 아니라 정교한 운영"이라며 "국내적으로는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전략적 파트너와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지정학과 에너지 갈등에는 정해진 해법이 없다"며 "기다린다고 끝나지 않는다. 조정하고, 선택하고, 감내해야 한다"는 김 실장의 말에는 현실적 냉철함이 담겨있었다.

현재 국내 주요 석화 업체들이 이미 생산량을 대폭 축소한 결과, 업계가 현재 재고만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약 2주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생산 나프타의 약 11%가 수출되고 있으며, 이번 조치로 해당 물량 전량이 국내 수요처로 돌려진다.

하지만 김용범 정책실장의 시선은 더 멀리 향하고 있었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더 큰 것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정책의 지혜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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