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안 한다며 몇 번이나 말했는데…이 대통령 기자회견, 누가 주인공이었나?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연임 의사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지지층 결집을 향한 메시지가 국민 전체에 대한 호소보다 더 부각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연임 '없다'와 '통합' 사이에서…대통령 기자회견의 불편한 질문
9월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이라고 선언했다. 마치 이 문제를 완전히 종결하려는 제스처였다.
그때였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며 관찰자들이 느낀 위화감이 점차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는 발언이었다.
국민과 지지층, 누구에게 말했나?
혼동이 시작됐다. 대통령은 국민 전체에게 말하는 건가, 아니면 진보 진영의 결집을 호소하는 건가. 조선일보 등 언론의 비판이 핵심을 찔렀다. "대통령은 민주당의 대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특정 세력의 지지를 확인하기보다 국민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무엇을 걱정하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기자회견 진행 과정을 보면 더욱 선명했다. "제1 민주당 당원이자 국정 최고 책임자인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며 호소한 대통령의 메시지는 여권과 지지층 내부의 갈등 수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약 100분간 15개의 질문에 답한 기자회견이었지만, 그 중심이 국정 현안보다는 정치적 메시지에 더 가 있었던 셈이다.
남겨진 과제들
물론 실질적인 입장 표명도 있었다. 개헌 필요성에 대해선 "정치 상황에 대한 타협의 산물로 탄생한 1987년 헌법은 더 이상 오늘의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이라며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 개혁 문제와 특검법의 공소취소 조항 삭제 요청도 직접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실질적 정책들이 지지층 결집이라는 더 큰 구조 안에서 읽혀야 한다는 점이 기자회견의 맥락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하락과 정책 논란에 대해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몸을 낮춘 반면, 국정 성과를 내세우기보다 민심 이반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민생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은 "모두"를 위해서, 아니면 "동지들"을 위해서?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의 무게를 알 것이다. 대통령이란 자리는 선거를 통해 국민 전체를 대표하는 권리를 얻은 것이지, 특정 진영의 대변인이 아니라는 점 말이다. 대통령이 결국 누구에게 호소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 호소에 국민이 어떤 답을 하느냐이며, 국민의 신뢰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치적 구호만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면 거짓이다. 이미 많은 관찰자들이 이를 봤다. 대통령의 연임 의지 부재라는 명확한 확인과 개혁 기조는 유지하되 추진 과정의 반발과 갈등을 줄이고 소통과 통합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국정 운영을 보완하겠다는 메시지 사이의 간극이 만드는 묘한 긴장 말이다.
지금의 과제는 분명하다. 대통령이 "더 많이 듣고, 더 소통하고, 먼저 손을 내밀겠다"는 약속이 정말로 국민 전체를 향한 것인지, 아니면 갈등으로 흩어진 자신의 진영을 모으기 위한 신호인지. 그것이 앞으로의 국정 운영에서 검증될 것이다.
관련해 이전에 다룬 연임 개헌 논란과 최근의 지지율 하락 이슈도 함께 살펴보면 현 정부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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