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이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되다…젠슨 황이 명명한 AI 밸리 프로젝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만나 새만금을 '한국 AI 밸리'로 부르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9조 원 규모의 새만금 프로젝트에서 AI 팩토리와 로보틱스 협력의 가능성을 공식화한 역사적인 회동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한국은 '새만금 AI 밸리'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프로젝트를 '인공지능(AI) 밸리'로 부르며 양사 간 협력 확대를 시사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황 CEO를 만나 새만금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사업 참여를 제안했다.
황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실리콘밸리가 있다"며 "여기(새만금)서는 AI 밸리를 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가 한국의 프로젝트에 공식적으로 부여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순간이 한국의 AI 시대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라고 본다.
현대차 사옥에서 펼쳐진 '깐부' 시즌2
흥미롭게도 정의선 회장과 젠슨 황은 7일 서울 중구 음식점 우래옥에서 점심을 함께했는데, 두 사람이 만난 건 5개월 만이었다. 지난해 10월 '깐부'(절친)로 통한 첫 회동 이후, 경영진들이 주목할 정도의 빈번한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황 CEO와 정 회장은 8일 오후 2시께부터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단순한 인사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AI 팩토리가 필요하다'
황 CEO의 주장은 설득력 있었다. 황 CEO는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AI 분야의 최고 국가 중 하나"라면서도 "오늘날 한국의 AI 인프라는 AI 연구자와 대학 연구자, 스타트업, 현대차 같은 대규모 기업을 지원하기에도 매우 작다"고 말했고, 그러면서 "한국은 매우 대규모의 AI 팩토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황 CEO는 "자동차가 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처럼 AI도 팩토리에서 생산돼야 한다"며 "인간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로봇은 AI 팩토리가 필요하다. 로봇의 뇌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봇 시대의 경쟁력은 단순히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게 할 AI에 달려 있다는 선언이었다.
새만금, 세계 AI 거점으로의 도약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정부, 전북특별자치도와 협약을 맺고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새만금 지역 112만4000㎡(약 34만평) 부지에 총 9조원을 투자해 로봇, AI, 수소 에너지, 태양광 발전, AI 수소시티 관련 시설을 구축한다.
엔비디아가 이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합류할 경우 새만금은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AI 반도체, 로봇, 수소 에너지, 재생에너지가 결합된 미래형 산업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것은 국내 산업 생태계의 수직 통합을 의미한다.
피지컬 AI의 가능성을 보다
황 CEO는 또 다른 현대차그룹과 협력에 대해 "자율주행차에서 시작된 파트너십이 모빌리티로 확장되고 있다"며 "오늘은 자율주행차, 내일은 로보택시와 모든 종류의 자율 모빌리티"라고 말했고, "현대차는 제조와 모빌리티, 중공업, 대규모 제조에서 놀라운 역량을 갖고 있다"며 "AI의 다음 진화인 로봇공학을 활용하고 창조하기에 현대차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 자율주행 기술, 그리고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되면, 정말로 혁신적인 제품들이 탄생할 수 있다. 필자는 이것이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결정할 순간이라고 본다.
타이밍의 중요성
흥미로운 점은 이 회동의 타이밍이다. 전 세계가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두고 벌이는 각축전 속에서,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기업 최고 경영진들을 만나는 것은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지를 보여준다.
엔비디아의 한국 진출 속도 높아진다…AI 기술센터 새만금 부지 유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회동은 실제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
결국 인재와 생태계
양사는 약 30억달러 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에 엔비디아 AI 기술센터와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 지역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엔비디아 엔지니어와 현대차그룹 기술진 간 교류를 확대하고, 한국의 차세대 피지컬 AI 인재 양성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돈과 기술만이 아니다. 새만금이 성공하려면 전 세계의 최고 인재들이 모이는 장이 되어야 한다. 한국의 교육, 연구, 기술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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