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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 부부'의 40억 성과급, 같은 회사가 두 회사가 되다

삼성전자 성과급 협상 합의 후 메모리 부문과 비메모리 부문 간 최대 100배의 성과급 격차가 드러나면서 노노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AI 메모리 호황이 가져온 부작용입니다.

김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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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성과급 전쟁은 끝났지만,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기준으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합쳐 연 40조 원 규모의 성과급 보상을 확정했습니다. 총파업 위기를 극적으로 피했다고 축하할 때쯤, 회사 내부는 이미 조용한 폭탄이 터지고 있었어요.

'메모리 부부'라는 신조어가 나온 이유

숫자가 공평해 보일까요? 아닙니다. 메모리사업부는 인당 평균 6억 원, 영업 적자를 내고 있는 비메모리 사업부도 1억 6000만 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는 발표가 나오자마자 조직 내 온도가 확 떨어졌습니다.

같은 회사인데 성과급이 4배 가까이 난다니요. 더 황당한 건 따로 있었어요.

AI 호황이 만든 불공평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메모리사업부가 올해 DS 실적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를 내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와 유사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 구조가 문제가 됐습니다.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혜택이 고르게 나누어지지 않았다는 뜻이에요.

비메모리·DX 부문의 분노

더 충격적인 건 완제품(DX) 부문의 상황이었습니다. DX 부문의 경우 지급 규모가 수백만 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 체감 보상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다고 합니다.

연간 흑자를 낸 DX가 DS 내 적자 사업부보다 성과급이 적은 역전 현상이 빚어진 셈입니다. 흑자를 내는 부문이 적자 부문보다 적은 보상을 받다니—이것만으로도 조직 문화에 균열이 생기는 건 자명합니다.

투표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줌

최근 합의안 찬반투표 결과는 부문별 온도 차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어요. DS 부문 인력이 주축인 초기업노조에서는 찬성률이 80.6%에 달했던 반면, 비(非)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이 중심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경우 투표에 참여한 7283명 중 21.1%에 불과한 1536명 만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같은 기표용지에 엑스를 그었는데, 의견은 정반대였던 거죠.

조직 갈등의 뿌리

불과 1~2년 전만 해도 DX 부문이 좋은 실적을 내고 DS 부문이 주춤했다면, 최근에는 인공지능 메모리 호황으로 DS, 특히 메모리사업부로 수익이 집중되면서 사업부 간 보상 체감 격차도 급격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중심의 실적 편중이 지속될 경우 DS와 DX, 나아가 DS 내부 메모리와 비메모리 간 갈등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의 '원 삼성' 문화가 흔들린다

과거 삼성하면 떠올렸던 '원 삼성(One Samsung)' 문화가 이제는 옛말이 되는 건 아닐까요? 삼성전자 특유의 '원 삼성' 문화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과거에는 사업부 간 이해관계 차이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성과급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DS·DX 교섭 분리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으며, 사업부별 이해관계 차이가 벌어지면서 향후 교섭 구조 자체가 분리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넘어야 할 산이 또 남았다

파업은 피했지만 회사는 더 큰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성과주의와 조직 통합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이제 삼성전자 인사팀의 최우선 과제가 됐습니다. 40조 원의 성과급으로 해결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복잡해진 상황입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동료를 경쟁자가 아닌 팀원으로 보게 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숫자로는 합의했지만 마음의 합의는 언제까지 미결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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