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6억 vs 스마트폰·TV 600만원…삼성전자 '성과급 100배 격차'에 노조 사분오열
극적으로 타결된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안이 반도체 부문에 편중되면서 완제품 부문 직원들의 소외감을 키웠다. 한 회사 직원들 사이에 최대 100배 차이 나는 성과급으로 노노갈등이 급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극적 합의, 또 다른 갈등의 시작
총파업을 불과 90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 합의가 이제 다른 형태의 '내전'을 초래했다. 메모리와 완제품 사업부문만 비교하면 거의 10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같은 회사의 같은 직원이 근무 부문에 따라 최대 100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게 되는 현실 앞에서 삼성전자 내부는 분노와 배신감으로 들끓고 있다.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노조
반도체 사업부의 메모리사업부는 인당 6억원가량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받게 되는 한편, 반도체 사업부문에서도 적자를 낸 파운드리와 시스템 LSI 사업부 소속은 1억6천만 원 정도를 받고, 가전과 모바일 사업부문은 600만 원을 받게 됐다. 한때 함께 손을 맞잡았던 노조는 이제 살을 에는 질문 앞에 놓였다.
반도체, DS 사업부문 가입률이 높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과반 노조에 등극한 뒤 반도체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교섭에 임했고, 완제품 사업부문 가입비중이 큰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했으며, 초기업노조에 가입하고 있던 완제품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 러시도 이어졌다.
배신감이 녹아있는 성과급 구조
마음 아픈 소식은 합의의 세부 내용에 담겨 있다. 재원의 40%는 DS 구성원 전체에 똑같이 배분되며, 나머지 60%는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지만, DX 부문은 특별성과급 대상에서 배제되었으며, 타결금 명목으로 600만 원 규모의 자사주를 지급받는 데 그쳤다.
그 배경을 들어보면 가슴이 철렁해진다. DX 부문에서 "반도체 사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DX부문의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한 투자 여력이 있었으며, 반도체 산업이 어려웠을 때는 휴대폰과 TV·가전 사업 등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회사가 버텨왔는데 과실은 반도체(DS)부문이 독식하는 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눈에 띄는 노조의 이탈
조합원들의 발로 표현되는 불신이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2600여명 수준에서 이날 기준 1만2000여명대로 급증했으며, 최대노조인 초기업노조에서 이탈한 DX부문 조합원들이 대거 유입된 것이다. 한때 7만 5000명을 넘겼던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21일 기준 7만 850명으로 급감했다.
미봉책 아닌 근본 해결을 요구하며
이번 갈등은 단순히 '따박따박' 세운 숫자 싸움이 아니다. 이번 논란은 노동 시장, 기업 경영, 산업 생태계, 사회적 양극화, 국가 재정 운용 등 전 영역에서 한국 사회가 반복해서 마주할 갈등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파업 90분 전 극적 타결! 삼성전자 노사, 사업성과 12% 성과급 합의로 보도했던 것처럼, 겉으로는 파국을 피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의 균열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노조가 '회사 전체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 앞에 놓인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 경영진이 직면한 과제는 '누가 더 받을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어떻게 함께 이익을 나눌 것인가'라는 훨씬 더 깊은 숙제가 되었다. 인공지능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든 초과이익이, 한 회사의 온전함을 갈라놓고 있는 현실 앞에서 말이다.
기자 오창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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