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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의 악순환…올해만 44만명이 청약통장을 포기한 이유

분양가 급등과 강화된 대출 규제로 청약시장이 냉각되고 있습니다. 올해 8개월 만에 44만 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했으며, 당첨 후에도 자금 마련 불가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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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의 악순환…올해만 44만명이 청약통장을 포기한 이유

꺾이지 않는 청약통장 이탈, 왜 일어나고 있을까?

지난해 말 청약통장 가입자는 2618만4107명이었는데 불과 8개월 만에 44만3583명이 빠졌습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감소폭인 30만1116명을 이미 크게 넘어선 규모입니다. 자기 집 마련의 꿈을 위해 가입한 청약통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폭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현재 가입자는 당시보다 285만8755명 줄어 약 10% 감소했습니다. 2022년 이후 4년 넘게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는 셈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청약시장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건 아닐까요?

당첨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

청약통장의 매력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높아진 당첨 문턱이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가점은 65.81점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2년 47.69점이던 평균 가점은 2023년 56.17점, 2024년 59.68점에 이어 지난해 65점을 넘어섰습니다.

이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당첨을 위해서는 청약을 오래 넣어야 하고, 무주택 기간도 길어야 하며, 부양가족도 많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이 따라가기 어려운 기준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분양가는 천정부지, 자금 마련은 불가능하게

주택산업연구원이 이달 조사한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8.8로 전월보다 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건설자재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사업자들이 향후 분양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분양가 상승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면, 가장 큰 문제는 대출 규제입니다. 최근 1년간 서울에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 평(3.3㎡)당 평균 분양가격은 8월 말 기준 6287만원으로 1년 새 34.2% 올랐습니다. 분양가가 이렇게 뛰어오르는데 대출이 줄어든다면? 결과는 당첨 후 '포기'입니다.

당첨됐는데 돈을 못 낸다는 아이러니

대출 규제 문턱이 높아지며 청약에 당첨되고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청약을 마친 서울 양천구 오피스텔 '목동윤슬자이'는 최고 32.0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잔여 물량이 생겼는데, 이는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당첨자들이 청약을 포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며 특히 고가 타입 포기 사례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이것이 현재 청약시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청약은 당첨보다 '돈을 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으며, 중도금과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당첨돼도 계약을 포기해야 합니다.

악순환의 구조

현재의 청약시장 추이를 정리해보면 명확합니다:

  • 분양가 급등대출 규제 강화당첨자 자금 마련 불가계약 포기당첨 문턱 상승실수요자 청약통장 포기

이 악순환 속에서 실제로 내집을 원하는 무주택자들이 청약시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엔 평균 가점이 47점이었지만, 경쟁이 줄어들수록 당첨을 위해 필요한 가점은 오히려 올라갔다는 것은, 결국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떠난 자리를 자산가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청약시장은?

당첨의 어려움이 올라갈수록, 그리고 당첨 후 자금 마련이 어려울수록 실수요자들의 이탈은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단지의 경쟁률 과열수도권 청약 경쟁률 급락 같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 규제 완화와 당첨자 구제 방안 마련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고분양가와 대출규제 '이중 압박'이 계속되는 한, 청약통장의 이탈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청약시장은 이제 단순한 '운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과 신용도의 문제로 변해버렸습니다. 이것이 올해 44만 명이 청약통장을 포기한 진짜 이유입니다.


기자 | 이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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