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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상황서도 전쟁 끝낼 수 있다는 트럼프, 책임 떠넘기기인가

호르무즈해협 봉쇄 지속 중에도 이란 전쟁 종료 시사한 트럼프, 전문가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 비판 쏟아내

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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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상황서도 전쟁 끝낼 수 있다는 트럼프, 책임 떠넘기기인가

국제 에너지 운송의 생명선 호르무즈해협이 한 달째 봉쇄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재개방 없이도 이란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WSJ 보도로 드러난 트럼프의 전쟁 종료 시나리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조기 종식 의향을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강제로 개방하는 작전이 진행될 경우 군사작전 기간이 당초 설정한 4~6주를 넘길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은 이란 해군력과 미사일 전력을 약화시키는 핵심 목표를 달성한 뒤 현재의 군사 충돌을 정리하고 외교적 압박을 통해 해상 교역 정상화를 유도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실패할 경우 유럽과 걸프 동맹국들에게 해협 재개방을 주도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백악관도 호르무즈는 '핵심 목표 아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군사작전의 목표가 이란 해군의 파괴, 탄도 미사일 파괴, 방위산업 인프라 해체, 핵무기를 영구히 획득하지 못하게 하는 것 등 4가지이며 호르무즈 해협은 핵심 목표에 들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트럼프의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와 궤를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호르무즈 해협 대응을 놓고 상반된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지 않을 경우 민간 에너지 시설을 폭격하겠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며 거리를 두기도 했다.

동맹국에 책임 떠넘기는 미국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 발을 빼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2024년 미국의 석유 소비량 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는 비중은 2%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과 큰 상관이 없으며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많이 의존하므로 이들이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많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 해협을 이용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필요가 없다"며 "유럽과 한국, 일본, 중국 등 다른 많은 나라들은 그것을 필요로 하니, 그들이 좀 관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협을 이용하는 나라들이 관여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 전문가 비판 쇄도

워싱턴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말로니 부소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에서 군사작전을 종료하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은 본질적으로 글로벌 시장이기 때문에 이미 발생한 경제적 충격과 향후 확대될 피해로부터 미국이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시장에서 이미 발생하고 있는 경제적 피해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방법은 없다"며 "해협 폐쇄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통행료 부과로 역공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을 활용한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파르스통신은 이날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가 통행료 부과, 미국과 이스라엘 관련 선박 통행금지 등을 골자로 한 호르무즈해협 관리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타스님통신은 통행료 부과를 통해 연간 100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이란이 일부 선박에 부과한 것으로 전해진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 부과안 등이 거론된다.

미국이 종전을 선언하더라도 오히려 전 세계 에너지 비용은 전쟁 이전보다 증가하는 셈이다. 이들 국가들이 생산한 원유의 85%는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아시아 국가들로 수출되며, 특히 전체 원유 생산량의 50% 가까이는 동아시아의 중국, 대한민국, 일본 3국으로 향한다. 그 결과 세계 원유 수송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호르무즈가 사실상 봉쇄돼 평시 선박 통행의 95%가 차단되면서 매일 1000만~1300만 배럴의 석유공급이 중단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우려와 중간선거 부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종료하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은 외교적 노력, 나아가 동맹국에 떠넘기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우선 해협 재개방에는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판단이다. 또 막대한 인명피해를 낳을 수 있는 지상군 투입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큰 정치적 도박이 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봉쇄 상황에서의 전쟁 종료 의지는 전쟁을 시작한 책임은 외면하고, 그 결과로 초래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의 해결책은 동맹국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이런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기자: 추익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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