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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악마는 프라다2', 개봉 전부터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다

할리우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중국인 캐릭터의 이름과 설정을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으로 중국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흥행과 표현의 감수성 사이의 괴리가 논란의 중심이다.

오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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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기대작, 개봉 전부터 시작된 '인종차별' 논란

할리우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가 중국에서 보이콧 움직임에 직면했다. 중국인 캐릭터 설정을 둘러싼 인종차별 논란 때문이다. 한국에서 29일 세계 최초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 영화는 20년 만에 속편을 보이는 할리우드 작품이지만, 예상치 못한 폭풍 논란 속에 휘말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주인공 앤디의 보조로 등장하는 '친저우(秦舟)'라는 캐릭터가 있고, 중국계 배우 선위톈이 연기했다. 그런데 이 캐릭터가 왜 이렇게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을까.

이름부터 촉발된 '비하 의혹'

논란의 첫 번째 지점은 캐릭터의 이름이다. 조수의 이름 '친저우'가 서구에서 중국인을 비하할 때 사용된 표현인 '칭총(Ching Chong)'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칭총'은 19세기 서구 사회에서 중국인 노동자를 조롱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대표적인 비하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관객들은 이를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수 캐릭터 이름이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욕설과 너무 비슷하게 들린다", "명백한 인종차별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름을 넘어 외형과 행동까지

문제는 이름에만 그치지 않는다. 친저우는 다른 배우들과 달리 화려한 옷을 입지 않고 다소 촌스러운 체크무늬 옷에 두꺼운 안경을 쓴 모습으로 등장한다. 친저우가 상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스스로를 과시하는 장면은 서구 사회에서 아시아계 고학력자에 대해 갖는 '공부는 잘하지 사회성은 부족하다'는 고정관념을 재현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그렇다면 할리우드 제작진은 과연 이렇게까지 노출된 스테레오타입을 의식하지 못했을까. 영화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으며, 특히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노동절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 시장의 돈은 벌고 싶으면서 중국인은 조롱거리로 소비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시아 시장 계산 vs 문화적 배려

할리우드 영화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반복되는 이는 제작 결정권을 독점한 특정 집단의 폐쇄적인 구조에 있으며, 제작 과정에서 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피드백이 결여되다 보니 결국 가장 게으르고 익숙한 방식인 고정관념에 의존하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확산되는 보이콧 움직임

중국 온라인에서는 '중국 시장을 겨냥하면서도 중국인을 비하한다'는 비판과 함께 영화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동절 황금연휴(5월 1∼5일) 개봉을 앞두고 흥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는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다란 낙담으로 변한 상황이다. 할리우드가 아시아 경제에는 열린 팔을 펼쳤지만, 문화적 존중과 감수성에서는 여전히 문을 닫고 있다는 자조적인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자: 오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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