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방울이 황금! 경남이 '가뭄 전쟁' 상황… 살수차 동원해도 부족하다
경남이 20년에 한번 올만한 기록적 가뭄에 갇혔다. 저수율 34.1%, 단감·벼 피해 속출… 살수차·소방차 동원해도 역부족
살수차로 물 쏟아부어도 '역부족'… 가뭄에 갇힌 경남
그때였다. 한여름 뙤약볕과 마른 바람이 경남을 집어삼킨 건 8월의 한여름이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창백했고, 들판은 갈라진 흙으로 뒤덮여 있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록적 가뭄. 이제 경남의 물 사정은 심각을 넘어 비상상황이 되어버렸다.
'20년에 한번' 독한 가뭄이 현실이 되다
경남의 최근 6개월 강수량은 평년의 60.3%에 그쳤고 저수율도 34.1%에 불과하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수준일까? 최근 6개월간 경남 지역 누적 강수량은 586.7㎜로 평년(962.8㎜)의 60.3% 수준이며, 특히 6~7월 강수량은 평년 대비 각각 50%, 23%로 크게 떨어졌다. 몇십 년 만에 보는 극심한 가뭄 상황인 것이다.
경남의 17개 시·군이 가뭄 단계에 진입했으며, 밀양과 거제, 함안 등 3곳은 '심각' 단계에 들어섰고 창원, 진주, 김해 등 9곳은 '경계', 통영과 사천 등 5곳은 '주의' 단계로 분류됐다. 전 지역이 물 부족이라는 악몽에 빠진 셈이다.
들판은 타들어가고, 농작물은 말라 죽는다
가뭄의 영향은 농업 현장으로 집중되었다. 논은 지금 전부 갈라져 있고 밭작물도 전부 말라서 한계에 다다랐으며, 과수는 이미 피해가 발생했고 축산 분야에도 가축 폐사 등 어려움이 있다.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농작물 피해 현황
- 단감 1,225.2ha, 배 40ha 등 총 1,302.8ha의 과수 피해
- 벼 562.9ha, 콩 28ha 등 총 652.8ha의 작물 피해
경남은 단감의 주산지이다. 1000헥타르를 넘는 단감 피해는 지역 농업에 치명적 타격을 의미한다. 그리고 벼는 지금 이삭이 나와야 할 시기인데, 농민들은 물 한 방울을 갈망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지 않겠다"… 전국 비상급수체계 가동
이 연관 기사에서 다뤘듯이 경남의 극단적 기후 악화는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이제 경남도는 비가 내릴 때까지 기다리지 않기로 결단했다.
급수에는 제39보병사단 등 군부대 급수차량과 한국농어촌공사 장비를 투입하며, 산림청 산불진화차량과 소방차 등도 가뭄 현장에 지원한다. 전국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물탱크가 경남으로 몰려드는 것이다.
박일웅 행정부지사는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지 않겠다"며 "8월 말까지 무강우 상황을 가정해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를 활용하겠다"고 하면서 "급수차와 양수펌프, 굴삭기, 관정 등 가용한 수단을 투입해 농업용수 확보와 피해 농가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가?
이건 더 이상 경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식량의 거대한 터전에서 벌어지는 가뭄이기 때문이다. 경남도는 지금까지 63억 5000만 원의 긴급 가뭄대책비를 지원했으며, 농림축산식품부에는 98억 원의 국비 지원을 추가 요청했다.
우리 밥상에 오르는 쌀과 단감, 배의 상당 부분이 경남에서 생산된다. 경남의 가뭄은 곧 전국의 물가 상승과 식량 안보 문제로 연결된다. 이번 '20년에 한번' 수준의 가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피해를 남길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살수차의 물이 떨어지고, 저수지의 물도 떨어져간다. 경남은 지금 진정한 의미의 '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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