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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vs 민주주의 성역…배재고 논란이 부른 정부 내 갈등

배재고 야구부의 5·18 조롱 응원에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는 이병태와 이를 강력히 반박하는 최민희 의원의 정면 충돌. 청와대까지 나서 엄중 경고한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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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인가, 역사 폄훼인가…정부 내 '정면 충돌'의 전말

어느 날 갑자기 고등학교 야구 경기의 응원 구호가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와 정당 대표급 인사들을 움직였습니다. 배재고 선수들이 상대인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고, 한 선수는 '탱크데이'라고 발언하기도 했으며, 해당 구호와 발언은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 지역을 비하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이병태의 '표현의 자유' 주장, 청와대 직속 위원회에서 터지다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으로 중징계를 받은 배재고 야구부 사안을 두고 연일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한두 마디 의견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며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거듭 비판했습니다. 그의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옳고 바른 말을 할 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틀리거나 거짓된 말까지도 사회가 허용해야 하는 보편적 기본권이며,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대응은 비판이어야 하며 발언을 근거로 한 처벌은 기본권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지난 2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징계 사태를 종교의 이단 처형에 빗대며 '성역이 존재하면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5·18 자체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배재고 학생들의 행위가 5·18 자체가 아닌 '스타벅스 논란'에 대한 풍자로 이해될 여지가 있는데도, 역사의 성역화 탓에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조차 수용되지 못하고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는 것입니다.

최민희의 '정면 반박'…'민주주의의 성역'이라고 선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이병태 부위원장이 5·18은 성역인가 묻는다. 답해드린다. 맞다. 민주주의의 성역이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녀의 답변은 단순한 의견 제시를 넘어 철학적 선언에 가까웠습니다. 5·18을 단순히 역사적 사건이 아닌 민주주의 자체의 기초로 보는 관점입니다. 이는 이병태가 주장하는 '무제한적 표현의 자유'와 정확하게 배치됩니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이 처음 논란이 된 과정을 보면, 이 논란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청와대의 '엄중 경고'…정부도 이병태와 선긋기

그때였습니다. 이 부위원장의 글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가 나섰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부위원장의 개인적 의견은 혐오와 조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거부 기조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하며, 특히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했고, 엄중히 경고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는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에,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경고를 내린 것입니다. 이병태 부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발탁한 '뉴이재명' 인사로 불렸습니다. 즉, 정부 내에서도 이 논란을 방치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지적 논쟁인가, 정치 투쟁인가?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표현의 자유 논쟁을 넘어섭니다.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 구호가 정말로 5·18을 직접 조롱했는지, 아니면 스타벅스 논란에 대한 풍자였는지 하는 사실관계 문제입니다. 광주제일고 감독이 보여준 신중한 입장과 비교하면, 이 논쟁의 복잡성이 더욱 드러납니다.

다만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배재고 선수들의 발언은 혐오 표현이며, 공직자들의 이 같은 언행이 지역 혐오를 놀이문화로 전락시켰다는 지적과 혐오 표현은 표현의 자유와 상관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왜 이 뉴스가 중요한가?

이 논쟁은 단순히 고등학교 야구 경기의 응원 구호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와 역사적 책임 사이의 경계를 어디에 그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민주주의 질문입니다.

  • 정부 내 갈등의 심화: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와 청와대 사이의 공개적 불화는 이재명 정부가 내부적으로 얼마나 분열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 세대와 가치관의 충돌: 역사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와 온라인 문화에 익숙한 청년 세대 사이의 가치관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 호남과 비호남의 감정 갈등: 이 논란이 지역 혐오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야구 경기의 응원 구호가 정부 인사의 임명권까지 흔들 수 있는 정치 사안으로 확산될 줄을요. 그만큼 5·18의 무게가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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