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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챙기나, DX는 외면하나…삼성전자 노조 '내분 최고조'

성과급 요구를 놓고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DX 부문 조합원들이 정면 충돌하면서 노노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반도체부 중심 협상이 이어지자 스마트폰·가전 부문 직원 2500명이 노조를 탈퇴하고, 2·3대 노조까지 공식 반발에 나섰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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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챙기나, DX는 외면하나…삼성전자 노조 '내분 최고조'

총파업을 앞둔 삼성전자 노조 연대 전선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내부 정보 혼선에 이어 노조 간 공개 갈등까지 불거지면서 공동 대응 체계가 흔들리는 분위기다. 사측과의 임금협상을 넘어, 노조 내부의 갈등이 '노노(勞勞) 전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이 상황을 보면서 참담한 생각이 든다. 노조가 성과급 45조원 지급 등 DS(반도체) 부문 조합원을 위한 활동에만 집중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조합원들의 탈퇴가 잇따르고 있다. 단 열흘 만에 2500명 이상의 DX 부문 직원들이 노조를 탈퇴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한다.

성과급,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갈등의 핵심은 명확하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이 받아들일 경우 DS 직원은 1인당 최대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지만, DX 직원은 기존처럼 연봉 50% 상한을 적용받는다. 같은 회사, 같은 노조원인데 받는 대우가 천양지차인 것이다.

실적 구조도 이 불평등을 부추긴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57조 2000억원 가운데 53조 7000억원이 DS 부문에서 나왔는데, DX 부문 영업이익은 3조원에 그쳤다. 문제는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80%가 DS부문 소속이라 모든 의제가 반도체 부문 성과급 지급에 집중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노조 간 공개 충돌, 신뢰는 붕괴

상황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를 둘러싸고 2대·3대 노조가 잇따라 반발에 나서면서 성과급 교섭을 둘러싼 노노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으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초기업노조에 '조합원 의견 수렴 활동에 대한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 유감 표명 및 사과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더 심각한 것은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이 전삼노 소속 DX 부문 조합원의 현장 소통 활동을 문제 삼으며 사과하지 않을 경우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기여도보다 중요한 것들

필자가 이 상황을 보면서 우려하는 지점은 다음과 같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DX 부문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졌으며, 결국 '삼성전자 노동자'라는 단일 정체성보다 사업부별 이해관계가 더 강하게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라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의 높은 실적은 분명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정부는 삼성전자 노조에 "정부는 삼성전자의 눈부신 성과에 노동자들의 헌신이 있었음을 높이 평가하고, 그들의 정당한 권리를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오늘날 삼성전자가 있기까지 수많은 협력업체의 노력, 정부 지원,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 투자, 반도체 산업 특성상 막대한 전력 확보를 위한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있었던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것이 바로 이 갈등의 본질이 아닐까.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의 강경 행보는 회사의 미래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내부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신뢰도 결속도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파업 임박, 풀어야 할 숙제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11일과 12일 이틀간 2026년 임금협약을 두고 사후조정에 들어가며, 노조가 5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파업 전에 이뤄지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 자리가 됐다.

필자는 이 시점에서 묻고 싶다. 성과급의 규모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아닐까? 조직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같은 목표를 위해 일하는 노동자들 사이에 이렇게 깊은 골을 만들 수 있었는지를 성찰하는 것 말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57조 영업이익은 분명 위대한 성과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구성원에게 정당한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30조원 손실을 넘어 신뢰 이탈이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양쪽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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