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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기다린 왕좌의 귀환, 삼성 라이온즈 한국시리즈 V9 우승

삼성 라이온즈가 8일 KT 위즈를 12-1로 완파하며 시리즈 4승 1패로 2026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시즌 우승팀을 제압한 역대 6번째 업셋 우승으로 12년 만의 정상 탈환을 완성했다.

오오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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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의 기다림, 마침내 끝나다

삼성 라이온즈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를 12-1로 완파하며 시리즈 성적 4승 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삼성은 12년 만에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가슴 철렁했던 그 첫 경기가 아직도 생생할 터다. 수원에서 치러진 1차전, 정규시즌 1위 팀 앞에 무릎을 꿇었던 삼성. 하지만 그 패배는 시작이었다. 그 이후 4경기를 내리 승리하며, 가을 야구의 진정한 주인공임을 세상에 드러냈다.

정규시즌 우승팀을 무너뜨린 역사적 승리

삼성은 1989년 해태 타이거즈, 1992년 롯데 자이언츠, 2001·2015년 두산 베어스, 2018년 SK 와이번스에 이어 역대 6번째로 14.3%의 바늘구멍을 통과했다. 정규시즌 1위의 위압감을 뒤로하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프로야구가 주는 가장 극적인 드라마를 현실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우승은 '라팍' 시대 개막 이래 처음으로 홈팬들 앞에서 거둔 한국시리즈 제패라는 점에서 명가 재건의 상징성이 크다. 새 구장에서 맞이한 첫 우승의 기쁨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5회 빅이닝, 그리고 영웅들의 활약

김지찬의 볼넷과 구자욱의 동점 2루타로 1-1 균형을 맞춘 삼성은 르윈 디아즈의 펜스 직격 역전 적시타, 최형우의 안타, 김영웅의 1타점 적시타를 묶어 3-1로 뒤집었다. 이어 강민호의 땅볼 때 나온 상대 실책과 김지찬의 2타점 3루타, 폭투까지 더해 삼성은 5회에만 무려 8득점을 올리는 빅이닝을 만들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그런 순간이다. 적은 스코어판이 점수로 물드는 그 설렘. 5회의 그 빅이닝은 단순히 점수가 아니라, 12년을 기다린 팬들의 가슴에 뜨거운 감정을 불태웠을 것이다.

베테랑과 젊은 피가 빚어낸 원팀의 승리

이번 우승에는 왕조 시절을 이끌었던 베테랑과 암흑기 속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함께했다. 왕조의 마지막 '대장군'으로 불리는 최형우와, 이후 팀 재편 과정에서 성장한 구자욱 등이 나란히 우승 멤버로 이름을 올리며 대구 하늘 아래 12년 만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특히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데뷔 23년 만에 마침내 커리어 첫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쥐며 감격의 기쁨을 누렸다. 그의 반지는 어쩌면 모든 팬들의 기다림이 담겨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삼성이 14.3%의 확률을 현실로 바꿀 수 있었던 핵심 원동력은 박진만 감독이 빚어낸 끈끈한 '원팀' 정신에 있다. 좋은 야구는 결국 한마음으로 뭉친 팀이 만들어내는 법이다.

다시 시작된 삼성 라이온즈의 시대

한때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삼성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정규시즌 5연패, 2011∼2014년 통합 4연패를 기록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구단 사상 최저 순위인 9위로 추락했고, 2017년에도 9위에 머물며 단일 시즌 최다 패를 기록하는 등 깊은 부진을 겪었다.

어둠은 깊었고, 그 터널은 길었다. 하지만 모든 겨울은 봄을 부르는 법이다. 12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오른 삼성. 이들의 우승은 단순한 챔피언십이 아니라, '명가의 부활'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구의 밤하늘은 빨갛게 물들었을 것이다. 팬들의 환호성은 새벽까지 울려 퍼졌을 것이다. 12년을 기다린 보상이, 마침내 현실이 되었다.


기자 오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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