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이중 압박, 알래스카 LNG 투자 거부 시 '2배 청구'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사업 투자 거부 시 청구 금액을 2배로 올리겠다고 공개 압박했다. 한국과 미국 간의 입장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2배 청구' 으름장, 한미 경제 전쟁 수위 높아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투자하지 않는다면 한국에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은 알래스카 사업 투자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질문을 받고 "그들에게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 노골적인 압박도 뒤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 합의하지 않는다면 (청구금을) 2배로 올릴 것이라고 전하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을 2배로 올릴지는 명언하지 않았지만, 관세 등을 올릴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방 발표에서 협박으로 변한 기조
이틀 전인 9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동의 없이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사업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반박이 나오자 기조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정부는 '검토 착수'에 합의했을 뿐 아직 투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 산업통상부 장관은 "상업적 합리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는다"며 미국 측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되지 않은 내용까지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2025년 체결 협정을 무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2025년 양국이 체결한 무역합의를 근거로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파이프라인 투자가 2025년 체결한 협정 일부라고 주장했으며, 이 협정은 한국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대가로 한국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가로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관세 인하를 빌미로 한 경제 외교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준다.
미국 국무부의 '윈윈' 발언과의 괴리
흥미롭게도 미국 국무부는 다른 톤의 메시지를 냈다. 미 국무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을 포함한 한국의 대미투자 프로젝트가 현실화하면 양국 모두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양국 모두에 긍정적인 발전"이라며 "이런 투자들이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노골적인 협박은 이러한 외교적 수사를 무색하게 만든다. 국무부의 '윈윈' 담론과 트럼프의 '2배 청구' 으름장 사이의 괴리는 현재 한미 경제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불안정한지를 드러낸다.
경제 검토와 정치적 압박의 충돌
한국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상업성 검토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투자를 정치적 성과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분명해 보인다.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려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은 경제적 합리성과 정치적 압박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트럼프가 30일 발표한 알래스카 LNG 투자안은 한국의 동의 없는 일방적 발표였고, 이제 그 결정을 강제하려는 압박으로 변모했다.
한미 무역 관계의 새로운 국면
관세 인상과 투자 강요라는 이중 압박은 한미 무역 관계가 더욱 취약한 협상의 장으로 변모했음을 의미한다. 한국이 과거처럼 대규모 반도체 산업 투자로 미국의 신뢰를 얻었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구체적인 사업 단위로 일일이 설득하고 압박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상업적 합리성을 이유로 신중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아니면 미국의 정치적 압박에 항복할 수밖에 없을지—그 결과는 앞으로의 한미 경제 관계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가슴이 철렁해지는 것은 이것이 단순한 기업 투자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의 위치와 신뢰성을 판가름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기자명: 오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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