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MOU 만료, 협상 교착...유가 다시 올랐다
미국과 이란의 60일 협상 시한이 뚜렷한 성과 없이 만료되면서 양국 관계가 장기 소모전으로 전환됐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며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6월의 희망, 8월의 현실...미·이란 협상의 막이 내렸다
그때였다. 6월 중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역사적 합의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에 합의하고 60일간 이란의 비핵화 및 제재 해제 등을 놓고 후속협상을 한다는 약속이었다. 중동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을 감쌌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바탕으로 설정했던 60일간의 협상 시한이 뚜렷한 성과 없이 만료됐다. 지난 6월 19일부터 따지면 60일은 8월 16일까지였다.
협상장은 전쟁터, 버티기 경쟁이 시작되다
협상 과정은 양측의 이견이 얼마나 깊은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스위스 등지에서 진행된 대표단 회담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해협의 즉각적인 개방을 압박하고 이란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 모두 전략적 우위를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다.
결국 외신들은 이번 시한 만료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장기 소모전 양상의 경제 전쟁으로 완전히 전환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협상의 길이 막히자 경제적 압박이 새로운 카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유가 다시 치솟고, 증시는 흔들린다
협상 실패의 여파는 금융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됐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몇 달 전 평온했던 유가 시장이 다시금 변동성의 늪으로 빠져든 것이다.
유가의 급등은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유가 상승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2.63포인트(0.51%) 내린 5만3459.78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이날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트럼프
상황이 단순하지 않은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신속한 출구전략이 절실한 가운데, 최근 진정세를 보이던 유가마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치적 성과를 원하는 대통령과 국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불안해하는 미국 국민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역사적 합의로 출발한 협상이 교착으로 마무리된 상황.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에 대한 고강도의 경제적 압박을 재개하여 전향적인 태도를 이끌어낸다는 방침이지만, 오랜 제재를 견뎌온 이란이 쉽게 굴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미·이란 관계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협상의 문이 닫힌 지금, 시장은 오직 유가와 금리의 움직임만을 주시하고 있다.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답답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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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의 협상 재개 기대감에서부터 이번 8월의 호르무즈 해협 불확실성까지, 미·이란 관계는 지속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어왔다. 또한 유가 급등이 반도체주까지 영향을 미친 지난 경험처럼, 에너지 리스크는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계속된 주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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