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몰이용한 개헌, 결국 야당만 결집시켜
여권이 내란 척결을 명분으로 강행한 개헌안이 국민의힘의 전면 불참으로 투표 불성립됐다. 전략적 프레임이 되레 야당의 결집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 몰이용한 개헌, 결국 야당만 결집시켜
39년 만에 나온 개헌안이 정치적 산물이 되어 무너졌다. 7일 본회의에 상정된 계엄 요건 강화 골자의 개헌안이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으로 무산되었다.
전략과 현실의 괴리
여당은 내란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개헌을 밀어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개헌안을 반대하는 세력은 불법 계엄 옹호론자로 봐야하지 않느냐"고 규정했다. 강한 프레임이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빗나갔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2%로 전주보다 2%포인트 올랐고,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정부 견제론이 43%로 전주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야당의 결집, 의도와 반대 결과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의된 이번 개헌안이 정략적 산물이라고 보고 반대 당론을 내세워 표결에 불참했다. 전원 불참이었다. 당시 표결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178명만 참여했고, 개헌안 의결은 재적 의원 286명의 3분의 2인 191명 이상 찬성이 필요해 의결 정족수에서 13명이 부족했다.
더 심각한 건 보수진영의 결집이다. 이전에 분석한 여론조사처럼 일부 보수층도 현 정부 견제에 동의하기 시작했다.
계엄 방지라는 명분의 무게
개헌안의 내용 자체는 취지가 타당했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권 도입 및 계엄해제요구권 강화,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지역균형발전 의무 명시 등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여당이 먼저 내란을 이슈화한 것이 역효과를 낳았다. 실제로 7일 국회 본회의의 개헌안 처리가 무산되자 여권은 국민의힘을 향해 "개헌반대 계엄 옹호 내란 세력"이라며 이번 6.3 선거를 통해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으로 야당의 결집을 이끌어냈다.
지방선거 동시투표는 무산
헌법 제130조에 따라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야 하므로, 이번 주말을 넘기면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지금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법안 통과가 가능한 만큼 6·3 지방선거에서의 개헌안 투표는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일월광의로 출발했던 개헌 열차는 여야의 전략적 대립 속에서 결국 지방선거 때 여야 갈등만을 심화시켰다. 내란 척결이라는 대의적 프레임이, 돌이켜 보니 야당의 결집만을 강화했다는 역설은 현재 정국의 복잡함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기사 작성: 오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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